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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가야만 하는 길] "시진핑 왜 김정은·푸틴과 나란히 섰나…김정은 다음 목표는, 김주애 과연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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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25-09-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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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가야만 하는 길] "시진핑 왜 김정은·푸틴과 나란히 섰나…김정은 다음 목표는, 김주애 과연 후계자?" (데일리안, 2025.09.05)

https://www.dailian.co.kr/news/view/1544799/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주(株)가 상한가를 쳤다. 사실 연중 상한가다.

우선 고질병이랄 수 있는 홍수를 올해는 피했다. 또 물난리가 났더라면, 김정은도 고개를 들지 못했을 것이다. 근본적 원인이 체제에 있는 구조적 문제인 것을 부하에게 전가하고 족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경제 5개 년 계획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자인하고, 2021년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다시 발표한 ‘국가경제발전 5개 년 계획’의 성공이 희망이 없자, 지난해 ‘지방발전 20x10정책’(10년 동안 매년 20개 군에 첨단 지방산업기지 건설)로 물타기 하며 마지막 해인 올해를 구렁이 담 넘듯 넘기려 했으나, 예기치 않은 우크라이나전쟁 특수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8월 29일 한국은행 발표 3.7%)을 기록하며, 2026년 1월로 예상되는 제9차 당대회를 자신감 있게 준비하게 되었다.

북·러 밀착으로 핵 무력을 포함한 국방력 강화가 우주, 하늘, 땅, 바다, 바닷속에 걸쳐 착착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 파병에 증파까지, 병사들이 살아도 돈이 들어오고 사상당해도 보험료를 차지한다. 경제 지원과 러시아 재건을 위한 인력 파견은 덤이다.

다시 등장한 트럼프가 연일 추파를 보내며 만나주길 고대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에게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자신이 당한 굴욕을 완전히 잊게 해준다. 어떤 조건과 장소에서 만날 것인지 김정은의 결단에 달렸다.

뻗대던 윤석열이 쫓겨나고, 대화와 만남을 간절하게 열망하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다. 대북 송금 의혹에 입 다물어준 데에 빚 갚으려는지, 관심 없다는 데도 갖은 유화책을 펼치고 곧 북한 관광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이런 상한가에 김정은이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걷고 서고 앉아 주가 급등에 기름을 부었다. 김정은이 이번 ‘3인 쇼’에서 어떤 실질적인 대화와 합의를 이루는 가와 별개로, 이미 시진핑·푸틴과 함께 선 자체가 김정은에겐 승리다.

최강 트럼프에 이어 세계 2·3의 국가 정상과 동시에 어깨를 함께 하여 세계 정치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 더할 나위 없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안겨주고 경외심이 샘 솟도록 만들었다.

시진핑이 푸틴과의 만남에 왜 모양 빠지게 국력에서나 국방력에서나 경제면에서 한참이나 뒤떨어진 김정은에 자리를 만들어주었을까. 김정은 관리가 다급했기 때문이다.

김정은·푸틴 간 밀착에 이어 김정은·트럼프 간 직거래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과 설 자리가 완전히 공중에 뜨는 상황만은 막아야 했다.

사실 김정은은 시진핑에게는 물론이고 푸틴에게도 진작 세 사람이 나란히 함께 서는 ‘쇼’를 요청했을 것이다. 세계 최강이자 핵 초강대국인 미국 대통령과 세 번이나 1대1의 맞대결을 펼쳤던 그는 사회주의권 최강국 중국·러시아 정상과 동렬의 위상을 보여주고자 원했다.

어차피 동등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양자 만남이 아니라, 중국·러시아 정상과 함께 나란히 선다는 사실은 그들만의 클럽에 정회원이 되는 상징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3국 간 반미 연대나 다면적 협력과시는 물론이고, 핵보유국으로 대접받아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을 포함한 서방 진영의 접근을 고차원적 방정식으로 더욱 험난하게 만들고자 했다.

호락호락 만만한 시진핑과 푸틴일 리가 없다. 김정은이 뛰고 노는 리그와 차원이 다른 메이저리그, 그것도 선수가 아니라 선수들을 선택·관리·육성하는 구단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김정은이 북한 체제를 완전히 장악하고 핵 개발을 해도, 시진핑과 푸틴의 눈에 김정은은 한참이나 아래뻘일 뿐이다. 필요로 김정은을, 북한을 이용하기는 하나, 그를 동등한 지위로는 생각 자체가 없을 것이다.

2023년 10월 17~18일 시진핑의 상징과 같은 ‘일대일로’의 10주년 기념 정상회담이 베이징에서 열렸을 때, 푸틴은 참가했으나 김정은은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시진핑이 푸틴과 함께 김정은과 나란히 설 기회를 약속했다면, 푸틴이 그것을 양해했더라면, 김정은은 달려갔을 것이다.

올해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펼쳐졌을 때 시진핑은 주석단의 푸틴 곁에 섰으나, 김정은은 보이지 않았다. 만약 푸틴이 시진핑과 함께 김정은과 나란히 설 기회를 약속했다면, 시진핑이 그것을 받아들였더라면, 김정은이 없을 리 없었을 것이다.

김정은의 희망 사항일 뿐이었던 김정은·시진핑·푸틴 3인 쇼는 시진핑의 결단으로 마련되었다.

푸틴과 지난해 6월 19일 사실상 군사동맹(‘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김정은의 대러 경사가 갈수록 가팔라졌다. 군사·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김정은과 푸틴은 “두 나라가 가장 가까운 국가이며 동맹관계”라 서로 공언하고 있으며, ‘불패의 조·중친선’은 어느새 ‘불패의 조·러친선’으로 바뀌었다.

6·25전쟁 때 수십만 명의 인명 손실을 겪으면서 간신히 생존하게 해준 김일성의 북한 체제인데, 푸틴이 선물한 리무진 ‘아우루스’에 손자 김정은이 승리의 상징 ‘전승절’이라는 ‘7.27.1953’을 떡하니 박고, 푸틴과 서로 운전대를 바꿔가며 차를 몰며 희희낙락한 장면은 바로 시진핑 자신에 대한 도전이었다.

올해 전승절 연설에서 김정은은 “조국해방전쟁의 승리는 백전백승의 강철의 령장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탁월한 군사사상과 주체전법, 령활한 전략전술의 빛나는 승리이다”라면서 김일성의 신공(神功)만 찬양했지 중국 ‘중’자도 입에 담지 않았다.

8월 15일 조국 해방 80주년을 맞아 행한 긴 연설에서도 김정은은 “붉은 군대 장병들의 공적”을 거듭 말하며 러시아에 감사하고, “조로친선관계는 력사에 전무한 동맹관계로 발전되고 있으며”, “숭고한 리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력사와 전통을 주추로 하고 있는 조로단결의 힘은 무궁합니다”고 소리 높였으나, 중국 언급은 없었다.

중국은 진작 중국 측 신압록강대교를 건설했으나 북한이 자기 쪽 공사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두만강에 ‘조로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이 진행되고 ‘두만강역 개건’이 준공되었다. 러시아 전승 80주년에는 김정은이 김주애를 데리고 비를 맞으며 평양 러시아 대사관을 처음으로 직접 찾았다.

시진핑, 김정은의 막무가내 행보에 제동을 걸어야 했다. 푸틴보다 먼저 김정은·시진핑·푸틴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김정은이 자신을 쳐다보게 해야 했다. ‘3인 쇼’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붉은 광장 전승절에도 가지 않았던 김정은이 과연 톈안먼을 찾았을까.

시진핑, 트럼프와 만날 때마다 먼저 자신을 찾아 고개를 숙였던 김정은이 자신을 아예 패싱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 북·미 대화에 중국이 상수임을 트럼프가 깨닫게 해야 했다. 푸틴에게도 러·북 관계에 중·러 및 중·북 관계가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환기해야 했다.

시진핑의 결단과 푸틴의 호응으로 외형적으로는 김·시·푸 3인 쇼가 연출되었으나, 내용적으로는 ‘2인 3각’이었다. 러·북 및 중·북 정상회담은 열렸으나, 중·러·북 3자 정상회담 소식은 없다.

시진핑·푸틴이 김정은에 1회 입장권은 주었으나, 정회원권은 아니었다. 시진핑·푸틴, 그들이 누구인가. 특히 시진핑과 중국, 김정은이 먹칠해 깨어진 자존심 상처를 언젠가 단단히 확실하게 김정은에 수 배로 되돌려 줄 것이다.

어찌 되었든 톈안먼 열병식에 시진핑·푸틴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나란히 걸었고, 동등하게 앉았던 김정은의 다음 행보는 워싱턴과 유엔 본부이다.

트럼프가 셈법을 바꾸지 않는 한 만날 이유가 없다고 김여정을 시켜 공언하는 김정은이지만, 트럼프와 만날 이유가 있다.

트럼프가 성과 없었던 지난 세 번과는 다르게, 더구나 노벨평화상을 노리는 마당에 무언가 새것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김정은은 여긴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와 만남 자체가 김정은에게는 큰 성과다. 하노이 굴욕은 있었지만, 최강의 미국 대통령과 세 번이나 만나 화려한 국제무대 등장과 국내적 권력 강화를 얻었다.

김정은이 다시 트럼프를 만나면 적당한 핵 군축과 대북 제재 완화를 교환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회담 합의가 불발되더라도 김정은은 100% 안정적이고 확실한 성과를 깔고 시작하고자 할 것이다.

정상회담 장소로 김정은은 백악관을 요구할 것이다. 세계 최강이자 제국주의 본거지의 안방인 미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트럼프와 1대1로 자웅을 겨루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할 것이다.

이어 김정은은 뉴욕의 유엔 본부로 자리를 옮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길 원할 것이다. 유엔 회원국으로서, 핵보유국으로서, 한국과 전혀 관계없는 별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반으로서,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리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과 “력사를 두고 낱낱이 잃어온 정치적 지배권을 재생해보려는 야망 밑에 끊임없는 전쟁과 공갈 정책으로 유럽과 아시아, 나아가서 전 세계를 우경화, 일극화하려는 극히 횡포하고 무분별한 책동들”을 질타하고 “나라의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정의”를 역설(김정은의 ‘조국해방 80돐 경축대회’ 연설에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다만 미국으로 갈 항공기가 걸림돌인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푸틴도 시진핑도 앞다투어 무료 제공을 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김정은·트럼프 회담 시에는 중국이 제공한 리커창 총리 전용기를 이용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김·시·푸 3인 쇼에 김정은이 김주애를 대동하고 나타난 것을 김주애 후계 구도에 대한 공인이라 보아야 할 것인가.

필자는 김정은에게 첫 자식인 아들이 있다고 여기며, 아직도 남존여비가 강한 북한에서 권력 4대 세습이 아들을 뛰어넘어 동생인 여자로 진행될 경우, 과연 북한 주민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것인가 등의 이유로 김주애의 등장을 김정은의 후계 구도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다가 북한 조선화보사가 매월 발간하는 대표적인 대외 선전용 잡지이자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선전·선동이 주된 과제인 ‘조선’을 통해 2022년 처음으로 등장한 김주애를 지난 3년간 면밀하게 분석하고,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여기게 된다”고 썼다(“월간지 ‘조선’을 통해 본 김정은 딸 김주애 권력세습 가능성”, 뉴스퀘스트, 2025.01.13.).

그러나 이번 김·시·푸 3명이 전 세계를 향해 나란히 서서 집중 조명을 받는 이 기회를 김정은이 김주애를 전 세계에 화려하게 등장시켜 권력 후계 구도에 대한 공인을 받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라는 이유 있는 주장에 오히려 의문을 가진다.

김정은이 건강상 여러 문제가 있지만, 과연 지금 권력 후계 구도를 확실히 해야 할 정도인가. 12살에 불과한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한다면 과연 김주애는 얼마나 오랫동안 후계수업을 받으며 세상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것이 절박한 필요인가, 김정은이 바라는 바인가, 주애가 해외에 혼자 나갈 수가 있을까.

지난 3년 동안 김주애를 등장시켜 누가 후계자가 되건 권력 4대 세습을 국제적, 국내적으로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를 이미 만든 김정은이 김주애를 이번 세기적 정치쇼에 데리고 나온 자체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김주애를 후계자로 야단법석 떠들썩하게 공론화해야만 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

김정은에게 김주애 손위의 아들이 있다면 이제 중학생일 가능성이 크고, 이 아들이 이목을 끌지 않은 채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기 위한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양동작전(陽動作戰)이 아닐까.

김주애에게 극적으로 세계적 관심이 쏠리게 만드는 이유가 그만큼 김정은 아들의 위치가 의외로 관심을 기울이면 밝혀질 수 있는 장소에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필자는 김정은의 아들이 해외에서 유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정은 자신이 공부했던 스위스도 후보지가 될 수 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아니 이곳에”라 할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지난 3년 김주애가 이목을 끄는 사이에 아들이 유학을 시작했고, 앞으로 수년간 김주애가 권력 후계자로 운위되는 시간 동안 아들은 해외 경험을 쌓거나 중등교육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김정은과 마찬가지로 북한에 돌아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혹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학업을 계속하며 제왕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도 그렇지만 역시 해외 경험이 있는 리설주도 김씨 가계 4대 권력 세습자가 공인이 되기 전에 비교적 자유롭게 해외 경험을 쌓도록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이제 누구나 수긍하게 만드는 이 상황이 오히려 필자의 눈에는 김주애가 페이스메이커(pacemaker)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인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필살기가 바로 깊은 굴을 파고 어둠 속에서 기만전술(欺瞞戰術)을 획책하는 것 아닌가.

필자의 일생일대 오판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북한의 대대적인 선수단 파견은 물론이고 김여정의 방한도 몇 달이나 먼저 처음으로 예견했던 감을 다시 한번 소환해 본다.

시진핑이 주빈이고, 김정은·시진핑·푸틴이 모두 참여하는 이번 전승절 행사에 한 명의 대표도 파견하지 않은 국민의힘은 수권 정당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공증했다.

왜 보수 정당의 전임 대통령이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70주년 전승절 행사 시 톈안먼에 올라 시진핑 곁에 섰는지를 조금이라도 숙고했더라면, 최고위급을 보냈어야 했다고 사족으로 첨언한다.

윤석열이 그대로 있었더라면, 10월 말 APEC 총회에 시진핑 참석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을 국민의힘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단 한 사람도 보내지 않은 행태가 과연 국민을 위한 정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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